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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명문대 입학사정관 사로잡은 에세이
 
기사입력 2009.04.10 15:22:59 | 최종수정 2009.04.10 19: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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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면 내신(GPA),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함께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정성적인 평가가 중요해진다. 자신의 특기와 포부를 밝히는 `에세이`(자기소개서)가 주목받는 이유다. 입학사정관제가 정착된 미국 대학에서는 GPA, SAT(우리로 치면 수능)와 함께 에세이가 학생을 평가하는 주요한 잣대다. 국내 대학에서도 입학사정관제가 본격 도입되면 에세이의 중요성은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에세이는 대략 500~700단어(영어 기준, A4 용지 한 장 안팎)의 짧은 글로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올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미국 동부의 명문대인 하버드대와 예일대에 합격한 학생들에게 입학사정관을 홀리는 에세이 쓰는 법에 대해 들어봤다.

거창한 세계평화보다친근한 야구가 `굿 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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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권용 군(미국 필립스아카데미 앤도버고교 졸업, 하버드대 진학, 경제학 전공)

미국 필립스아카데미 앤도버고교에 다니는 진권용 군은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인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 펜실베이니아대(와튼), 다트머스대에 동시에 합격했다. 진군은 이 가운데 하버드대에 진학할 예정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후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경제 관련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이 목표다.

진군은 "에세이를 쓸 때 가장 피해야 할 것은 거창한 토픽을 주제로 삼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대략 500단어±50단어 내외(대략 A4 용지 한 장 분량)로 에세이를 쓰기 때문에 세계평화와 같은 거창한 토픽을 주제로 잡는다면 5000단어를 써도 모자란다. 이런 주제를 500단어로 표현하려면 당연히 깊이가 얕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진군은 평소에 좋아하는 야구활동을 화제로 에세이를 풀어갔다. "어릴 때 야구를 즐겨 했고, 대학에서도 취미로 야구를 해볼 생각이기 때문에 야구를 토픽으로 정했다. 잘 알고 있고, 열정도 있는 주제였기 때문"이라는 게 진군의 설명. "야구 포지션이 투수였다. 매일 직구만 던지다 커브를 던지기 위해 팀 동료에게 커브를 구사하는 법을 배웠다. 그런데 팀 동료가 도와준 방법으론 잘 안 됐다. 그래서 스스로 공 잡는 방법을 달리하고, 손목 펴는 방법을 달리해 커브 구사법을 익혔다. 이를 바탕으로 아무리 지식을 잘 흡수해도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란 것을 깨달았다."

진군의 에세이 토픽은 대학에서 공부하려는 주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진군은 "인터뷰는 왜 이 대학을 선택했는지 등 대학에 초점을 맞추지만, 에세이는 지원자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군과 함께 명문대에 합격한 동료들 가운데 특기와 대학 전공의 연계성을 잘 드러낸 에세이로 높은 평가를 받은 학생도 많다. 예를 들어 로봇공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은 로봇동아리에서 활동한 느낌,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려는 학생은 교회를 다니면서 느낀 점에 대한 에세이를 자연스럽게 풀어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진군은 전했다.

영화서 딴 `트루우먼쇼`로나만의 길 독특하게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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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양(한국과학영재학교 졸업, 예일대 진학, 생화학 전공)

김나연 양 역시 미 동부 명문대인 예일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 동시에 합격했다. 김양은 예일대에 진학할 예정이며 생화학을 공부해 후학을 가르치며 연구하는 교수가 되는 게 목표다.

김양은 영화 트루먼쇼에서 따온 `TruWoman Show`라는 독특한 화제로 700단어 에세이를 제출해 입학사정관들을 사로잡았다. 자신이 출연했던 TV다큐멘터리를 모티브 삼아 장래 포부를 밝힌 독창적인 발상이 눈에 띈다.

김양은 고교 재학 중에 글로벌 기업인 인텔이 주최한 과학경진대회(ISEF)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 국내 한 케이블 방송이 김양을 포함한 출전 학생들의 준비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김양은 자신이 출연한 다큐멘터리를 본 후 느낀 소감을 바탕으로 글을 풀어갔다.

"다큐멘터리는 우리의 준비 과정을 잘 보여줬지만 내면의 고민은 나타내지 못했다. 과학영재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괜찮은 대학으로 진학이 보장되기 때문에 편할 길이 있었지만 나는 연구 외에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 다큐멘터리의 나는 연구실에 갇혀 있는 트루먼쇼의 주인공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루먼쇼의 주인공이 세상 밖으로 박차고 나왔듯이 더 넓은 경험을 위해 유학을 선택했다는 점을 에세이에 표현했다."

김양은 "나는 다큐멘터리에 비치는 모습처럼 다른 사람들이 흔히 기대하는 영재의 길이 아니라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길을 가기로 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루먼쇼에서 감독이 주인공에게 "너는 이곳을 벗어나면 안전하지 않다"고 얘기했지만 결국 그는 갇힌 곳에서 벗어났다. 나도 다양성을 소화할 수 있는 나만의 길을 가고자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양은 "과학영재학교다 보니 교육과정이 과학에는 전문적이지만 다른 분야에는 약할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며 "교내에서 오카리나연구소를 주도하고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는데, 이에 관한 작은 에세이를 별도로 썼다"고 말했다.

■ 친구ㆍ교사의 조언 반영해 글 다듬기

진권용 군은 에세이를 쓰는 데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를 소요했다. 5~10번 정도 고쳐 썼다. 첫 에세이를 친구와 영어교사, 진학담당교사에게 보여주고 조언을 구하자 "너무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는 지적이 나왔다.

야구를 화제로 실패와 이를 통한 교훈에 대한 글을 썼는데, 교훈 대신 실패가 너무 부각된 것이다. 진군은 "입학사정관들에게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변의 조언으로 긍정적인 글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김나연 양은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화제로 글을 썼지만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가장 어려웠던 점은 제가 외국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은 토종이라 제가 썼던 글을 과연 외국 대학의 입학담당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인지였다. 과연 정확하게 전달을 하고 있는지, 나의 글이 자연스럽게 읽힐 수 있을지가 가장 걱정스러웠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양은 한 학기 동안 주변 조언을 들으며 꾸준히 글을 다듬는 작업을 했다.

또 하나 알아둬야 할 게 있다. 에세이가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내신이 가장 중요하고, 이어 SAT도 고득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진군과 김양의 SAT 점수는 각각 2350점과 2100점대다. 진군은 프린스턴리뷰코리아 주최 제5회 전국 SAT 학력평가대회 대상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 대학들도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해 잠재력 있는 학생을 뽑겠다고 하지만 성적이 무시되는 건 절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좋은 학업성적이 바탕이 돼야 좋은 에세이가 비로소 빛을 발한다.

※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외국 명문대에 합격한 학생들의 자기소개서 에세이를 받습니다.

접수는 이메일(social@mk.co.kr)로 하시면 됩니다.

[황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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