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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코리아 릴레이 진단] 국제공조 국익 도움되게 이끌어야
기사입력 2009.09.28 17:03:23 | 최종수정 2009.09.28 19: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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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월가 주가 폭락이 대공황으로 이어지기 전인 1930년 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회의가 열렸다.

당시 국제연맹 주최로 보호무역 장벽이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국가 간 정책공조회의였다. 한 달 동안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합의 없이 헤어졌다. 대공황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쳤고, 대공황은 이듬해 시작되었다.

테이프를 80년 후로 돌리자. 지난주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의 미소 가득한 사진촬영은 1930년 제네바 회의와는 대조적이었고, 고무적이다. 과거를 경험 삼아 위기 극복을 위한 공조의 중요성이 인정됐다는 증거다.

피츠버그 회의 성과 중 글로벌 불균형 해소 항목이 눈길을 끈다. 글로벌 불균형이란 미국이 발행한 부채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채권국가들이 사들여 미국 경상수지 적자를 메워주는 관계를 말한다. 글로벌 불균형이란 민감한 문제다.

2005년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 이사 연설문이 자주 인용된다. 그는 미국의 고질적 경상수지 적자 원인으로 미국 자산에 대한 신흥국의 선호를 꼽았다. 신흥국 안에는 우량금융자산이 없기에 미국 금융자산에 돈이 몰린다는 논리였다. 미국 모기지 채권으로 몰려오는 돈을 막을 길이 없어 부동산 대출이 늘고 부동산 거품을 초래한다는 맥락이다. 이러한 논리는 미국의 일부 정책연구소나 언론에서는 `중국책임론`으로 비화하는 때가 많다. 미국 금융위기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탓이라는 결론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앞장서서 아시아 채권국들의 환율 조작을 저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동반된다. 한국도 3000억달러 외환보유액 축적을 목표로 삼는다면 이들에게서 고운 시선을 기대할 수 없다.

물론 이런 논리를 주장하는 자들은 거품을 키운 미국의 저금리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부채가 발생하기에는 빌려주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만 빌리고자 하는 사람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미국 재무부 자료에 나타나는 외국인 보유 채권 실태를 보면 2002년부터 2007년 사이 외국인 보유 국채나 비금융 기업 부문 채권은 약 3배 늘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을 포함한 자본시장 부문 채권은 무려 30배나 뛰었다. 우량자산을 찾는 외국인들이 왜 서브프라임 같은 불량 채권을 그리 많이 사갔겠는가? 글로벌 불균형은 결국 미국도 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결론에 무게가 실린다.

글로벌 불균형이란 미국의 통화정책 실책으로 발생한 주택시장 거품의 이면이라고 봐야 한다.

이번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로 미국 경상수지 적자는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지만 G20 정책공조 협상 과정이 주목된다.

한국은 과거 일본의 정책 실책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1985년 플라자 협정 때부터 1987년 루브르 협정까지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두 배나 뛰었다. 그래도 미국과 무역 마찰이 해소되지 않자 일본은 저금리 정책과 국내 경기 진작을 통한 무역수지 흑자 조절에 나섰다.

1987년 당시 일본은 부동산과 주식 거품이 서서히 일고 있었으나 미국과 무역마찰을 해소하기 위해 저금리 내수 진작정책을 고수했다. 뒤늦게 1989년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일본은 다음해 자산거품이 꺼지고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깊은 골에 빠지기 시작했다.

국제금융질서를 이끌어가는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게 된 한국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아직까지 세계 경제는 출구전략을 쓸 만큼 회복세가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언젠가는 출구전략을 쓸 단계가 올 것이다. 외국인에게 따뜻한 배려를 보이는 것은 한국인의 미덕이다.
그러나 국제회의에서는 국익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도 있다. 한국은 G20 회의 유치로만 만족하면 안된다. 국제 공조가 국익과 부합한 방향으로 가도록 유도하는 슬기와 외교 역량을 보여야 할 때다.

[신현송 美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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