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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산책] 길상사 인근의 맛집들
맛과 문화를 함께 즐긴다
기사입력 2010.11.22 14: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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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도 중반을 넘어서 이제 가을이 반 뼘 정도나 남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산과 들의 단풍은 거의 졌지만 그래도 서울 시내엔 온실효과 때문인지 아직은 조금이나마 단풍을 간직한 마을들이 있다. 가을의 마지막 여운을 느껴보기에 적당하다. 길상사 인근의 성북동 양지녘은 그 중 대표적인 곳이다. 성북초등학교 삼거리에서 쌍다리를 거쳐 동방대학원대학교 입구에 이르는 이 구간엔 특히 한두 가지 요리에 특화한 오래된 식당들이 많아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한다. 다만 월요일에 쉬는 집이 있으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쌍다리 기사식당 연탄불에 굽는 불백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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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에 있든 차들이 늘어서 있는 기사식당은 대체로 가격도 합리적이면서 평균 이상의 맛을 유지하고 있다. 성북초교 삼거리에서 종점 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나오는 쌍다리 기사식당도 그런 곳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인지 택시기사들보다 일반인들이 더 많이 찾는 집이기도 하다. 이곳의 별미는 연탄불에 구워내는 돼지고기 불백. 낙지볶음이나 부대찌개도 있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이 돼지불백을 시킨다.

돼지고기는 매일 마장동에서 신선한 것을 들여다 하루 동안 양념에 재웠다가 굽는다고 한다. 목살과 전지 삼겹살 등을 고루 섞어서 내기 때문에 돼지 한 마리의 각 부위를 모두 즐길 수 있다. 연탄불을 피워놓고 계속 구워대기 때문에 음식을 주문하면 바로 나온다. 기사식당 특유의 신속성이 돋보인다.

식당 분위기에 비해 음식이 보통 깔끔한 게 아니다. 푸짐하게 담아주는 상추나 부추 무채 재첩국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신선하고 정갈하다.

신선한 돼지고기를 쓰는데다 양념에 잘 재웠다가 구웠으니 맛은 두말할 필요 없을 듯. 상추에 싼 뒤 부추와 무채 등을 얹어 입에 넣다보면 언제 다 먹었는지 모를 정도다. 보통을 시켜도 제법 먹을 만큼 불고기를 담아주는데 고기를 좋아해 좀 더 먹고 싶다면 ‘특’으로 주문하면 된다. 술은 1인당 1병까지만 팔고 오후 9시 이후엔 술을 주지 않는다. 술을 곁들이고 싶은데 운전 때문에 부담이 되는 사람들을 위해 포장도 해 준다.

영업은 오전 9시에서 오후 9시30분까지 하며 둘째 넷째 일요일은 쉰다.

돼지불백 6000원, 9000원(특), 낙지볶음·부대찌개 6000원.

(02)743-0325



성북설렁탕 진한 국물 맛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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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설렁탕집이 한우를 쓴다고 붙여놓고 있다. 그런데 성북설렁탕은 설렁탕부터 도가니 수육에 이르기까지 모두 호주산을 쓴다고 붙여놓았다.

주인은 2000년에 이곳에서 문을 열 때부터 호주산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모든 재료를 A급만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것을 더 신뢰해서인지 점심이나 저녁때면 차들이 줄을 선다. 물론 김치나 깍두기는 모두 국산 재료로 담근다고 했다.

뽀야면서도 진한 국물의 설렁탕은 개운하면서도 단맛이 났다. 고기의 산지와 무관하게 국물을 우려내는 노하우가 살아 있는 것 같다.

보통 국물을 낼 때 사골을 주로 쓰고 있는데 이곳에선 사골은 물론이고 꼬리와 도가니까지 넣고 10시간 이상 우려낸다. 거기에 또 매일 양지를 100근 이상 넣고 끓이니 국물 맛이 진한 것은 당연하다. 보통 설렁탕에도 약간의 고기를 넣어준다. 잘 익은 양지는 부드럽게 녹아드는 것 같다. 국물엔 국수도 넉넉히 담아내기 때문에 따로 주문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진한 국물에 밥 한 공기를 말아 먹으면 보약이 따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깍두기는 무를 많이 절이지 않아 싱싱하고 김치는 칼칼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 설렁탕 국물과 잘 어울린다.

성북설렁탕은 동방대학원대학교 정류장 옆에 있는데다 간판이 크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단층집이기 때문에 옛날 분위기가 살아 있다.

명절 때를 빼고는 연중무휴로 영업을 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설렁탕 7000원 9000원(특), 꼬리곰탕·도가니탕 1만2000원, 수육 3만원, 도가니수육 3만5000원.

(02)762-3342



성북동집 바로 쪄내는 맛나는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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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에는 한 가지 음식에 특기를 가지고 있는 집이 많은데 성북동집도 그런 집이다. 11년째 이곳에서 손칼국수와 만두를 팔고 있다고 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주머니가 만두를 빚는 게 눈에 들어온다. 홀에서 계속 만들어 바로바로 쪄내고 있다. 특별히 냉장고에 들어가야 할 이유가 없으니 만두피가 마르지 않아 더 부드러운 것 같다.

만두 하나를 시켰는데도 만두와 육수 국물에 김치 깍두기가 함께 나온다. 그대로 한 끼 식사로서 손색이 없다. 계절에 따라 깍두기 대신 열무김치가 나오기도 한다. 황해도식 고기만두는 돼지고기와 두부 양파 숙주나물 부추 등을 넣었는데 고기냄새가 나지 않고 생각보다 담백하면서도 단맛이 난다. 두부를 많이 넣은 만두가 보통은 팍팍한 느낌을 주는데 촉촉하면서도 그렇다고 질지도 않은 게 부드럽다. 만두피는 속이 살짝 비칠 정도로 두껍지도 얇지도 않다.

김치를 소로 넣은 김치만두는 살짝 매콤해 칼칼한 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것 같다. 곁들여 나온 육수는 그대로 곰탕 국물 같다. 국내산 한우 갈비마구리로 육수를 낸다는데 수육으로 내는 국내산 한우 차돌양지를 넣고 끓이니 국물 맛이 진할 수밖에.

채썬 호박을 넣어 끓여내는 손칼국수는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맛이다. 진한 고기국물에 끓여내는데 면발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면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는다. 양념장을 넣어 뜨끈한 국물을 마시면 일품이다.

가게 옆에는 주차장이 있다. 맛은 좋은데 식당이 작다보니 점심 저녁에는 줄을 서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가게 옆에는 주차장도 있다.

매주 월요일은 쉬며 오전 10시30분에서 오후 9시30분까지 문을 연다.

고기만두·김치만두 7000원, 칼국수 7000원, 만둣국 7000원, 수육 2만5000원.

(02)747-6234



금왕돈까스 푸짐함에 곁들인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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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엔 외식을 한다면 자장면으로 대표되는 중국집과 돈까스나 함박스테이크를 주로 하는 경양식집에 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성북구립미술관 옆의 금왕돈까스는 그런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돈까스나 함박스테이크를 내는 집이다.

이 집은 앞에 본관이 있고 뒤에 신관이 연이어 있다. 그만큼 손님이 붐비는 곳이다. 옛 향수와 푸짐한 양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돈까스는 보통의 등심 돈까스와 보다 부드러운 안심 돈까스가 있다. 그런데 사실 등심 돈까스만 해도 상당히 부드럽다. 자리에 앉으면 먼저 스프를 가져온다. 옛날 경양식집에서 하던 방식 그대로다. 스프는 부드럽고 달콤한데 느끼하지 않은 게 좋다. 조금 있으면 커다란 접시에 돈까스를 가져온다. 접시 하나에 돈까스와 밥 샐러드 콩 마카로니 등이 고루 담겨 있다. 참, 풋고추도 하나. 깍두기는 따로 담아준다. 돈까스는 우선 큼직해 먹음직스럽다. 고기망치로 적당히 다져주기도 했지만 워낙 싱싱한 고기를 써서 그런지 연하다. 주인은 마장동에서 고기를 사오는데 워낙 크고 좋은 등심을 쓰기 때문에 가게에서 쓰기에 적당한 것을 따로 골라온다고 설명했다.

가게 이름엔 돈까스가 붙었지만 담백하고 고소한 생선까스를 좋아하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돈까스 생선까스 함박스텍을 모두 맛보려면 정식을 주문하면 된다. 식사시간엔 차가 많이 들어오지만 주차안내를 해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매주 월요일은 쉰다.

금왕정식 7500원, 안심돈까스 7500원, 등심돈까스 6500원, 생선까스 7000원. 함박스텍 8000원.

(02)763-9366



수연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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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인회 멤버였던 상허 이태준이 1033년부터 해방 이듬해까지 살면서 글을 쓰던 문향루다. 수연산방(壽硯山房)이란 옥호는 상허가 직접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허는 이곳에서 ‘황진이’ ‘왕자호동’ ‘달밤’ ‘돌다리’ ‘코스모스 피는 정원’ 등의 작품을 집필했다고 한다.

아담한 이 건물은 중앙의 대청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안방, 왼쪽에 건넌방을 배치했는데 아담하면서도 누각처럼 화려해 보이는 게 특징이다. 목조 건물의 목재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집안은 편안하고도 아늑한 느낌을 준다. 안채에 사랑채 기능을 그대로 도입한 것도 이 집이 갖고 있는 독특한 점이다. 집 전체를 손님을 맞기 위한 공간처럼 배치한 것 같다. 그래서 여유를 갖고 들러서 차 한 잔 마시며 쉬어 가기에 좋다.

이곳에선 전통차와 인절미 한과 등을 내놓는다. 차나 한과 모두 훌륭하다. 비싸지만 그 값을 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영업시간은 주중 12시~오후 10시30분, 주말 12시~오후 10시.

매화차 9500원, 보이차·철관음 1만원, 구기자국화차 9500원, 대추차 8500원(온), 9000원(냉), 쌍화차·생강차 6500원, 모과차·유자차 6500원 7000원(냉), 커피 6500원. 호박인절미·복분자 인절미 5000원(1인분)

(02)764-1736



■ 숨어있는 문화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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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부자 동네이기도 하지만 길상사를 비롯해 전등사나 성북동성당 한국순교복자수도원, 덕수교회 등 여러 종교단체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간송미술관과 성북구립미술관을 비롯해 상허 이태준이 거처하던 수연산방이나 일제하 거부였던 이종석 별장 등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건물 자체도 볼만한데다 가을의 마지막을 불태우는 단풍들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잠시 거닐기에 적당하다.

법정 스님의 체취가 남아 있는 길상사는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불교신자나 비신자나 모두 편하게 거닐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을 만한 곳이다. 이곳엔 특히 예수님을 닮은 부처님을 모시고 있어 종교의 벽을 넘어섰다는 느낌을 준다. 법정 스님 생전엔 신부·수녀님들이 자주 들리기도 했다.

원래 요정으로 쓰던 곳을 기부해 절을 열었는데 건물은 옛 모습을 거의 간직하고 있다. 넓은 뜰과 계곡에는 나무도 제법 많아 아늑하고 평온한 느낌을 준다.

선잠단에서 길상사까지는 0.8km 정도이므로 운동 삼아 걸어서 오가는 것도 괜찮다.

간송미술관은 연중 한 달만 문을 여는데 올해 개방은 이미 끝났다. 다만 입구에서 잠시 둘러볼 수는 있다.

성북구립미술관에선 개관기념전이 이달 28일까지 열리고 있다.
김봉태 김형대 박석원 서승원 송수남 심문섭 원문자 장상의 정하경 조문자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수연산방은 찻집으로 쓰이기 때문에 차를 마시지 않는다면 밖에서 보고 돌아서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이종석 별장은 덕수교회 교육관으로 쓰고 있는데 우물을 대문 밖에 설치한 게 특이하다.

[글·사진 =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54호(10.11.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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