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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性敬)시대] 남자는 블랙 팬티를 좋아한다
기사입력 2011.05.18 04:00:10 | 최종수정 2012.10.25 16: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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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자가 남편에게 속옷 선물 받을 확률은 파란 하늘에 날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 돈 벌어다주면 됐지 뭘 더 바라냐고 화를 내면 할 말이 없다. 남자들은 어떻게 하면 벗길 수 있을지 고민하다 보니 입히는 문제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세기의 섹시 심벌이었던 마릴린 먼로는 샤넬 NO.5 향수만 뿌리고 요염한 알몸으로 잠든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그러나 아무것도 입지 않은 여자보다 보일 듯 말 듯한 무언가를 걸쳤을 때 훨씬 섹시하다는 건 포르노에서도 입증된 사실이다. 여성의 속옷은 남자들 상상력을 자극한다. ‘뭔가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과 ‘그 안에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키기 때문에, 아니면 내가 직접 벗겨 내릴 뭔가가 남아 있으니까 여자의 속옷 입은 모습은 자극적일 수밖에 없다. 때때로 이는 ‘벗겨보고 싶다’는 성적 욕구로 이어진다. 본능적으로 여자보다 사디즘이 강한 남성들은 하얀 종이를 보면 그 위에 낙서를 하고 싶어 한다. 이처럼 순간적인 정복욕의 일환은 속옷을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으로 나타날 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속옷에는 보호하고 보전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감추려는 심리만큼 매력적으로 보이려는 심리가 혼합돼 있다.

결혼과 함께 남편은 아내의 가장 신비한 곳을 감싸는 팬티의 공동 주인이 되지만 아내의 팬티에 대한 기억은 설렘부터 실망, 경악 등 가지가지다. 피나게 아끼며 똑소리 나게 살림하느라 그렇다지만 아낄 때 아끼더라도 아껴서는 안 되는 부분이 바로 속옷이다. 사랑스럽고 섹시하던 아내의 처녀 적 스타일이 얼굴에 철판 깐 아줌마 패션으로 변하는 것은 잠깐이다. 남편과 단둘만 즐길 수 있는 의상은 브래지어와 팬티뿐인데 대충 입는 아줌마가 의외로 많다. 신혼 초에는 실크처럼 보들보들하고 레이스까지 달린 예쁜 팬티를 입어줘서 보기만 해도 황홀 그 자체였다. 연식이 늘어갈수록 늘어진 팬티나 물 빠지고 물들어 무슨 색인지 구별이 안 되는 얄궂은 팬티를 입는다. 그나마 벗겨주지도 않았는데 아내가 혼자 훌러덩 벗고 덤빌까 봐 무섭다.

가장 선호하는 여성 속옷 색깔을 조사한 결과 남성은 44%가 블랙, 여성은 38%가 화이트와 아이보리를 꼽았다. 선물하고 싶은 속옷 스타일은 남성의 60%가 매혹적이고 관능적인 디자인을, 여성의 48%는 로맨틱하고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제품을 받고 싶어 했다. 주고 싶은 것과 받고 싶은 것이 다른 셈이다.

“괜찮은 남편이 돼 보려고 아내 생일날 백화점 란제리 코너에 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예쁘고 화려한 레이스가 달렸다고 해도 손바닥만 한 팬티 한 장 값이 왜 그렇게 비싼 걸까요? 펑퍼짐한 우리 마누라에게는 들어가지도 않겠더라고요. 돈으로 엉덩이를 싸 발라도 그것보다는 싸겠다는 생각이 들어 구경만 하고 그냥 왔어요.”

어느 날 백화점 세일 때 샀다며 야한 속옷을 걸치고 ‘나 어때?’ 하며 콧소리를 낸다면 그것은 아내가 섹스를 하고 싶다는 뜻이다. 겉옷은 모든 남성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입지만, 속옷은 오로지 남편을 유혹하고 도발하려는 수단이다.

흔히 하는 말로 잠자리는 남편 책임이라고 하지만 전희는 서로의 몫이고, 전희 못지않게 중요한 침실 분위기 연출은 아내 책임도 크다. 잉꼬부부가 되려면 기꺼이 투자를 해야 한다.
유명 브랜드 속옷 매장 고객은 절반 이상이 남자들이다.

그러나 중년 남자는 눈 씻고 봐도 없다. 있어도 아내 것이 아니라 딴 여자 것일지도 모른다. 가정의 달이라고 턱도 없는 선물을 눈 빠지게 기다리고만 있지 말고 과감하게 란제리를 바꿔보자.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장 (www.sexeducation.co.kr)] 서울교대·경원대 행정학 박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06호(11.05.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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