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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때마다 만성위염이라는데…
헬리코박터균이 각종 위장질환의 주범
위염→장상피화생→이형성→위암 진행
음식 천천히 꼭꼭 씹어먹고 小食하도록
기사입력 2011.12.16 17: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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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위축성 위염은 위점막 표면이 벗겨져 혈관이 보일 정도로 얇아져 있고 위궤양은 위 안쪽이 갈라지고 파인 형태를 보인다. 위암은 암 병기별로 움푹 들어가거나 튀어나오는 모양을 보인다. 사진 왼쪽부터 정상 위 내부, 만성위축성 위염, 위궤양, 위암. <사진 제공=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회사원 이길수 씨(45)는 해마다 12월이면 건강검진을 받는다. 그는 위내시경을 하고 나서 곧바로 위 상태를 묻곤 한다. 매번 담당의사는 만성 위축성 위염이 있다고 말한다. 최근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에서 위내시경을 받았을 때도 담당의사가 만성 위축성 위염과 함께 심하지 않지만 위궤양이 조금 있다고 알려줬다.

이씨처럼 건강검진 때 위내시경을 받은 사람 중 상당수가 만성 (위축성) 위염 또는 위궤양, 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과 같은 진단을 받는다. 또 위조직 검사를 해보면 헬리코박터균이 있다며 어떤 사람은 제균약을 복용하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약을 처방해주지 않는다. 위염과 위암의 유발인자로 알려진 헬리코박터균을 제균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위(장)는 음식물을 저장하는 곳으로 밥통으로 불린다. 크기는 약 1.5ℓ(1500㎖)다.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는 위는 오른쪽 아래로 처진 듯한 J형 모양을 하고 있다. 위 두께는 3~8㎜이며 위장 구조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 등 4개층으로 이뤄져 있다. 사실 내시경을 통해 보는 위(장)는 위 점막 내부의 표면뿐이다.

위에는 약 3500만개의 무수히 많은 분비세포들이 있다.

위는 한 끼 식사를 할 때마다 약 1ℓ의 위액을 분비하고 하루에 최대 5ℓ의 위액을 분비하는 가장 부지런한 소화기관이다. 위 몸통 부위에 해당하는 체부에서는 위산이 분비되고 아래쪽 유문 근처의 전정부에서는 가스트린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위산 분비를 적절히 조절한다. 그러나 이런 내분비 작용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위산과다에 의한 소화성 궤양이 생긴다.

◆ 위 신경, 뇌 다음으로 많아 음식물에 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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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우리 몸에서 뇌 다음으로 신경 숫자가 많다. 신경 전문기관인 척수신경보다 5배나 많다. 이 때문에 위는 음식물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음식이 들어가 분해되고 위산과 펩신이 분비돼 작용을 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약간의 염증(위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세브란스병원 위암전문클리닉 노성훈 교수(팀장)는 "위염은 아직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분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병의 원인, 부위, 형태에 따라 헬리코박터(파일로리) 동반 만성위염, 알코올성 급성위염, 출혈성 위염, 전정부 위염 등으로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급성위염은 원인이 제거되면 곧바로 낫지만 만성위염은 가장 중요한 원인이 헬리코박터 감염이다.

만성위염은 위점막 표면의 상태에 따라 위축성 위염, 표재성 위염, 비후성 위염, 화생성 위염 등으로 구분한다

만성 위축성 위염은 위점막이 위축돼 얇아지면서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40대 이후에 잘 생기는 위의 노화현상이다. 반드시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심한 위축성 위염이 있는 사람의 10% 이상에서 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위암까지 진행하는 데 보통 16~24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궤양은 피부와 같은 곳이 둥그렇거나 타원형으로 깊게 파인 것을 말한다. 하지만 위 점막에서 위궤양이라고 하면 위 점막이 위 점막하층 이상으로 깊게 파인 것을 뜻한다. 위궤양은 양성, 즉 암이 아니라는 의미다. 위암이 궤양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해 정확히 표현하자면 `궤양성 위암`이다.

민영일 비에비스 나무병원장은 "위 속에 궤양이 생기면 위암이 그 가장자리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아 모양이 약간만 이상해도 조직검사를 해서 암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십이지장궤양은 십이지장에 생긴 양성 궤양이다. 십이지장은 손가락 열두 마디의 길이에 해당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위에서 소장으로 바로 연결되는 소장의 첫 부분을 말한다. 민 병원장은 "위궤양은 암으로 발전하거나 암일 가능성이 있지만 십이지장궤양은 암일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소화성 궤양은 위산분비로 인해 위나 십이지장에 궤양이 생기는 것을 말하며 양성 궤양만을 소화성 궤양이라고 부른다. 십이지장궤양은 젊은 사람에게 많고 위궤양은 중장년층에서 자주 발생한다.

장상피화생은 위 점막세포가 소장이나 대장의 점막세포와 비슷한 모양으로 바뀌는 것이다. 장상피화생 자체는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만성 위축성 위염이 공존하면 위염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건강검진 때 위내시경 조직검사를 받은 사람의 20~30%에서 장상피화생이 관찰된다.

이형성(異形成)은 정상적인 상피세포가 암세포 형태를 닮아가는 과정으로 거의 암에 근접한 병변을 말한다. 이형성으로 진단되면 병원에서 위암에 준하는 치료를 한다.

노성훈 교수는 "위암의 진행단계로 인정받고 있는 가설은 정상세포→만성위염→장상피화생→이형성→조기 위암→진행성 위암의 과정"이라며 "건강검진 결과 만성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발견됐다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헬리코박터균 감염자 1~2%만 위암 진행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만성위염의 주범으로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지목된다. 하지만 헬리코박터 감염이 위암 발병에 독립적으로 관여한다고 인정하기에는 아직 의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다만 전체 위암 환자의 40~60%에서 헬리코박터균이 양성으로 나오므로 이 균의 감염자는 위암의 상대적인 위험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만성위염이 있는 사람 10명 중 6~7명꼴로 감염돼 있다. 헬리콥터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헬리코박터균은 주로 위장 점막에 감염돼 상피세포를 손상시킨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이 위암에 걸릴 확률은 1~2%로 보고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헬리코박터균을 위암 유발인자로 인정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이 암과 상관관계가 있지만 건강검진 때 만성 위축성 위염이 있으니 음식을 짜게 먹지 말라는 얘기만 듣는 경우가 많다. 헬리코박터균을 죽이는 약에는 항생제가 들어 있어 위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보통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이 없으면 헬리코박터가 있다고 해도 치료를 하지 않는다.

민 병원장은 "만성위염 치료를 위해 헬리코박터를 치료할 수 있지만 이미 완전히 성립된 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은 헬리코박터로 치료해도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내시경 검사를 1년에 한 번씩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려면 보통 3~4가지 항생제를 1~2주 동안 복용한다. 헬리코박터 제균은 항생제 내성을 가지더라도 적극 치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중앙대 소화기내과 김재규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만성위염이 있어도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처방해주지만 국내에서는 의료보험 수가 때문에 위궤양이 심각한 환자들을 중심으로 처방한다"며 "위암 발병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의료보험 수가 적용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 위장병, 약보다 생활습관 개선 중요

만성위염이 있는 사람은 약을 복용하기에 앞서 생활습관을 고쳐야 한다.

속쓰림 증상이 있는 경우 과음이나 맵고 짠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구역질이 자주 생기고 위산과다 증상이 있는 경우는 커피나 콜라, 홍차 같은 카페인 음료, 튀김이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 인스턴트 음식, 담배가 매우 해롭다. 오렌지주스, 사과주스, 포도주스와 같이 신맛이 나는 음료도 속이 불편해지는 경우가 많다.

한강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고동희 교수는 "흔히 위장 기능을 좋게 하려면 맵고 짠 것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몇 배 중요한 것은 `천천히 소식(小食)`하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위장장애 증상을 가진 사람들 대부분이 음식을 너무 급하게, 제대로 씹지도 않고 삼키는 경우가 많다. 한 번 음식을 입에 넣으면 입안에서 잘게 부서지고 침과 충분히 섞일 때까지 씹어야 한다.


최서형 위담한방병원장은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한 입에 30회씩 꼭꼭 씹어서 한 번에 30분간 천천히 식사하는 3ㆍ3ㆍ3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음식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함께할 수 있다. 의사들은 주로 제산제(겔포스, 미란타 등)나 위산분비 억제제(큐란, 잔탁 등), 위와 장의 운동을 촉진시켜 주는 약을 증상에 따라 적절히 섞어 처방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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