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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의 투명망토, SF만은 아니네
물체 감싸면 투명하게 만드는 메타물질…잇단 연구성과로 2026년께 현실화 예상
기사입력 2012.08.01 17:09:05 | 최종수정 2012.08.01 17: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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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는 마술학교로 가기 위해 급행열차 플랫폼 9와 4분의 3으로 향했다. 플랫폼이 있어야 하는 곳에는 벽이 있었다. 해리포터는 벽으로 돌진했다. 벽 뒤에는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공간이 있었다. 이것이 바로 '메타물질'을 의미한다."

2004년 영국 임피리얼대 이론물리학자인 존 펜드리 교수가 미국 국방부 산하기관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연구진에게 설명한 메타물질의 개념이다. 이처럼 메타물질을 사용하면 공상과학(SF) 영화에 등장하는 '투명망토'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명망토를 씌운 물체는 사람의 눈에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투명하게 보인다. DARPA는 펜드리 교수에게 5만달러를 주며 연구를 맡겼고 2년 뒤인 2006년 11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는 투명망토의 재료가 되는 메타물질에 관한 논문이 게재됐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다. 메타물질에 대한 연구가 활기를 띠면서 '투명망토 현실화'라는 부제로 다양한 연구성과가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연구진도 최근 켜고 끌 수 있는 메타물질을 개발하면서 투명망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수년 내로 해리포터가 쓰고 다니던 투명망토를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사람이 물체를 볼 수 있는 것은 빛이 물체에 부딪혀 반사돼 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투명망토를 만들려면 빛이 반사되거나 흡수되지 않고 뒤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2006년 펜드리 교수와 데이비드 스미스 미국 듀크대 교수는 실린더 모양의 너비 5㎝, 높이 1㎝의 구리관을 10장의 메타물질로 사라지게 했다. 하지만 가시광선 영역이 아닌 마이크로파로 한 실험이라 사람의 눈으로 물체가 사라지는 것을 본 것은 아니었다. 마이크로파의 파장이 메타물질 뒤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했을 뿐이다.

지난해 8월 미국 UC버클리 연구진은 가시광선 영역인 480~700㎚(1㎚는 10억분의 1m)의 파장에서 작동하는 투명망토를 개발했다. 가시광선 전체 영역인 400~750㎚를 모두 포함하지는 못하지만 물체가 사라지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연구진에 따르면 600㎚ 크기 물체를 가릴 수 있는 투명망토 제작에 걸리는 시간이 일주일이나 된다. 크리스 글래든 UC버클리 연구원은 "큰 물체를 숨길 수 있는 투명망토를 만드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우리나라 과학자가 주축이 된 연구진도 투명망토 개발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투명망토는 사용하지 않을 때 사람 눈에 보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 개발된 메타물질은 일정한 굴절률이 있어 이를 활용해 투명망토를 만들면 사용하지 않을 때도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박용식 삼성전자 박사와 노준석 UC버클리 연구원은 평소에는 일반 물질과 같은 굴절률이다가 적외선을 쏠 때만 메타물질의 성질을 갖는 물질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이주의 논문으로 선정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물질은 적외선을 주면 빛을 뒤로 굴절시키는 메타물질로 변한다. 박 박사는 "적외선을 받으면 실리콘이 전기를 통하는 도체가 되고 여기서 발생한 전자가 금으로 만들어진 물질로 전달된다"며 "이때 이 물질은 음의 굴절률을 갖는 메타물질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켜고 끄는 것이 가능한 투명망토를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최근에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방해석을 이용한 메타물질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방해석은 빛을 두 방향으로 나누는 '복굴절' 특성이 있다. 방해석의 결정방향을 조절하면 메타물질처럼 빛의 굴절률을 변화시켜 뒤로 돌아나가게 할 수 있다.

박 박사는 "지난해 방해석을 이용해 책에 있는 글씨를 보이지 않게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며 "자연계에 존재하는 방해석은 저비용으로 투명망토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발표한 '과학기술 예측조사'에 따르면 2026년 투명망토 기술이 현실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은미 울산과기대(UNIST) 물리학과 교수는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 연구를 통해 하나씩 해결되고 있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가시광선 영역을 모두 커버할 수 있고 자유자재로 휘어질 수 있는 메타물질이 개발되면 투명망토의 현실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메타물질 : 보통 물질은 빛을 받으면 반사시키거나 흡수한다.
실리콘과 금속으로 만든 메타물질은 빛을 산란시켜 반사하거나 흡수하지 않고 뒤로 흘려보낸다. 메타물질의 이런 특징은 보통 물질이 갖고 있는 굴절률과 달라 '음의 굴절률'이라고 표현한다. 메타물질 안에 물체를 넣으면 빛을 받지 못해 눈으로 볼 수 없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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