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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터놓는 경제] 아베가 쏜 `세 화살` 막아내려면
기사입력 2013.05.01 18:04:01 | 최종수정 2013.05.02 08: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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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 모략을 통해 일본 전국시대의 영주가 됐던 모리 모토나리(毛利元就)는 세 아들을 데려다 놓고 화살 세 개를 한꺼번에 꺾어 보라고 했다. 누구도 꺾지 못하는 것을 본 아버지는 "너희 셋이 마음을 합치면 절대 부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 일족은 이후 300년간 영화를 누렸고 훗날 메이지유신의 주역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 일화는 `세 화살의 교훈(三矢之訓)`이라는 내용으로 일본 교과서에 실렸다. 지금도 일본 J리그 히로시마 축구팀 엠블럼에는 화살 세 개가 박혀 있다.

전 세계가 아베판 `세 화살`로 들썩이는 중이다. 재정확장, 통화완화, 성장전략 등이 각기 하나씩의 화살이다. 이들을 묶은 게 `아베노믹스`다. 우리나라를 괴롭히는 엔저 현상이 바로 아베노믹스 중에서 통화완화 때문에 나오고 있으니, 세 화살이 겨냥하고 있는 과녁은 결국 한국을 비롯한 경제 경쟁국들이다.

그러나 사실 세 화살은 하나씩 뜯어보면 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220%가 넘는 부채비율을 가진 일본이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 자체가 미증유의 사건이다. 통화완화로 엔저가 나타나자 에너지 수입비용이 커져서 일반인들은 전기값 등 물가 부담이 벌써 커졌다. 일본 기업들은 경기가 살아나는 2015년이나 돼야 투자를 늘릴 것 같다고 하니 성장전략도 요원하다.

게다가 세 화살은 서로 부딪치는 측면도 많다. 통화완화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면 이자부담이 커져 재정지출을 늘리기 어려워진다. 물가가 올라가면 임금도 올려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기업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외환시장에서는 엔저가 형성되고 있다. `세 화살`이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는 심리효과 이외에 설명하기 어렵다. 교묘한 일본의 조직적 언론대응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사실상 일본에 대한 성토의 장이었던 G20 회의가 끝나자 아소 다로 부총리는 "누구도 일본의 정책에 반대하지 않았다"고 뒤집어 말했다. 특정 국가를 비난할 수 없는 G20의 한계를 교묘히 이용한 것이다. 심리전에서 이겼다고 봐야 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도 `정책 조합`을 사용하겠다고 했다. `세 화살`과 구성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세 화살`처럼 정책의 이미지화를 하지 못했고, 그 결과 심리의 불씨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화살들이 하나씩 각개격파로 꺾이는 경우가 더 많다. 통화정책은 한국은행의 반대에 꺾였다. 투자활성화는 재계의 노동규제에 대한 반대에 부딪혔다. 추경이라는 재정정책도 국회의 벽에 직면해 있다. 세 화살이 같이 뭉쳐 있다는 느낌이 안 든다.

모리 모토나리가 죽은 뒤 임진왜란이 벌어지자 화살을 받았다는 세 아들이 각기 자신의 아들 한 명씩(모두 3명)을 조선으로 보냈다.
당시 조선은 이들을 어떻게 막았을까. 해군의 백전노장 정걸(1514~1597)은 배 두 척에 수만 개의 화살을 실어 한강으로 들여왔다.

그러자 군사들의 사기가 일순간에 올랐고 모토나리의 세 손자는 제대로 싸우지도 못한 채 물러났다. 심리를 이긴 것은 심리였다.

[경제부 =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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