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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 Life] 노인성 난청, 보청기 착용해야 하나
장기간 사용했을때 청력 악화된다는 건 오해
최적제품 택하면 소통원활…정확한 진단 필수
기사입력 2013.03.06 07:01:01 | 최종수정 2013.03.06 08: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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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청력도 퇴화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말(한국어)은 저음영역이 많아 청력감퇴를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해 병원을 찾을 정도가 되면 청력이 악화돼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어와 달리 영어는 고음영역이 많아 평소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난청이 되면 영어부터 안 들리게 된다. 무역업에 종사하는 중견기업 대표인 김 모씨(68)도 몇 년 전부터 외국 바이어들과 상담을 할 경우 잘 들리지 않았다. 그는 조찬모임에서 연사의 말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지 않고 퇴근 후 TV를 볼 때 볼륨을 높이곤 했지만 참고 지냈다. 회사 대표이면서 가부장적인 김씨는 자존심이 강해 보청기를 끼고 다닌다는 것 자체를 용납하지 못했다. 그는 최근 지인의 소개로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고 보청기 처방을 받았다. 그는 청력이 개선되면서 남의 말을 듣기 위해 집중하는 것에 따른 피로감에서 해방됐고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어 만족감이 매우 높다. 현재 조찬모임이나 간부회의, 외국 바이어들과의 상담, 행사장과 같이 꼭 필요한 경우에만 보청기를 착용해 도움을 받고 있으며 주기적인 이비인후과적인 검진과 청력검사를 통해 노인성 난청에 대한 관리를 받고 있다.

김성근 서울청각클리닉(www.ent24.co.kr) 원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많은 사람이 보청기를 착용하면 보청기에 의존하게 되면서 청력이 더 나빠진다고 오해하고 있지만 의학적인 근거가 없다"며 "오히려 보청기 사용으로 신경섬유 연결을 생성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근 원장은 "다만 자신의 난청상태에 맞지 않는 보청기를 착용할 경우 소리가 울려 들리거나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력은 30대 이후부터 서서히 퇴화된다. 20대가 들을 수 있는 소리를 30대가 못 듣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귓속 달팽이관(와우)의 청각세포가 손상되거나 뇌로 올라가는 청신경이 노화하면서 발병된다.

노인성 난청이 발병하는 시기는 유전적인 요소가 크다. 하지만 최근 소음공해,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 여러 요인으로 노인성 난청의 발병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 37.4%, 70세 이상 68.9%가 경도 이상의 난청을 갖고 있었다. 또한 70세 이상의 중등도 난청은 3명 중 1명꼴(31%)로 보청기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는 사람은 13%에 불과했다.

노인성 난청은 먼저 양측 고주파 영역에 청력 감소가 나타나면서 높은 자음소리(스, 츠, 트, 프)를 잘 듣지 못해 말소리는 들리지만 이해를 잘 하지 못하는 증상을 보인다. 즉 간다, 잔다, 판다, 산다, 한다를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부모님이 말을 자꾸 되묻는다든가, 전화통화 시 대화가 예전보다 잘 이어지지 않을 때는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볼 만하다.

난청의 초기 증상은 조용한 곳에서 듣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지만 주변이 시끄럽거나 넓은 공간, 예를 들면 교회나 성당, 호텔 로비와 같은 넓은 공간에서 말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선명하게 들리질 않고 말을 어눌하게 하는 이들이나 말을 빨리 하는 젊은이들의 말소리를 알아듣기가 힘들어진다. 또한 TV 시청 시 뉴스나 스포츠경기, 다큐멘터리 시청 때보다 드라마를 볼 때 상당한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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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난청이 진행하게 되면 청력이 경사를 보여 소리의 주파수대가 저음영역일 경우 정상 청력을 유지하지만 고음영역에서는 난청이 시작된다. 결과적으로 저음영역의 모음은 정상으로 들을 수 있지만 고음영역의 자음을 못 듣게 된다. 가는귀가 먹었다고 하는, 어르신들이 소리는 잘 들리나 말소리가 깨끗하게 들리질 않는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퇴화에 의한 노인성 난청은 다른 질환과 달리 치료로 좋아지지 않는다. 한 번 손상된 청각세포는 재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난청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은 보청기 착용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보청기를 착용하게 되면 청력이 보청기에 의존하게 되면서 기능이 더욱 나빠진다고 오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학적인 근거가 없으며 난청 초기에 보청기를 착용하면 오히려 효과가 더 좋다고 지적한다.

김성근 서울청각클리닉 원장은 "안경은 시력이 떨어진 원인이 되는 물리적인 빛의 굴절만 안경을 통해 바꾸면 정상시력을 회복할 수 있지만 난청은 달팽이관과 청신경의 손상이 동반돼 있어 소리 크기를 높여준다고 정상적으로 듣기가 불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난청 초기에는 달팽이관이나 청신경 손상이 비교적 작아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보청기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약물치료나 수술적인 치료가 불가능한 ’감각신경성 난청’이다. 보청기 착용은 난청 형태나 정도가 다양해 보청기 종류나 착용측(우, 좌), 조절횟수, 적응기간 등 이비인후과적인 치료의 여부에 따라 종합적인 처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보청기를 착용할 때는 소리를 잘 들을 수 없는 주파수 대역과 난청의 정도를 정확하게 검사한 뒤 그에 맞는 보청기를 처방받아 적응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청기를 처음 착용할 때는 조용한 곳에서 1~2시간씩 보청기 소리에 적응하면서 차차 착용시간을 늘려나간다. 보청기 볼륨을 조절해 본인에게 적당한 소리 크기를 찾고 그 소리에 익숙해지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청기 소리에 적응하는 데 대개 1~2개월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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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보청기를 착용하려면 가장 먼저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을 찾아 난청의 진단과 다양한 검사를 통한 적절한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귀(고막)와 필요 시 비강, 인, 후두 등을 현미경 및 내시경으로 검사해 난청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 종합적인 진단을 내린다.

보청기는 형태에 따라 귀걸이형, 외이도형(귀 외부에 맞게 몰드를 만들어 귀의 바깥쪽 부분에 착용), 귓속형(귓속 통로에 몰드를 만들어 외관상 보다 작게 설치), 소형 귓속형, 고막형(귓속 끝에 설치) 등이 있다. 보청기는 난청 종류와 정도, 외관상 크기, 각자의 직업 및 생활환경(라이프스타일) 등 네 가지를 고려해 선택한다.

가격은 최고급형(시끄러운 곳에서 활동이 많은 사람에게 적당)이 270만~350만원, 고급형(대화를 많이 하는 사람에게 적당)이 150만~270만원, 일반형(조용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에게 적당)이 130만~180만원, 보급형(활동이 많지 않은 고령층에게 적합)이 90만원대 등이다.

보청기는 착용 후에도 지속적인 관찰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보청기를 쓰는 사람 중 상당수가 외국에 비해 만족도가 현저히 낮다. 이는 부적절한 처방, 불충분한 평가, 부실한 사후관리 때문이다. 그동안 보청기의 불편한 소리에 대한 일방적인 적응을 강요당한 게 현실이었다.
또한 개개인의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다양한 소리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비전문적이고 일률적인 보청기 조절이 많았다. 보청기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없이 착용자의 불편함을 해결하기에 급급해 왔다는 얘기다. 따라서 보청기를 착용한 후에도 연계된 치료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보청기 착용의 안정성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없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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