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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세금으로 사교육 잡아야
기사입력 2010.02.08 17: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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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어떤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지 처음으로 분석한 학자는 미국 컬럼비아대학 제이콥 민서다. 교육기간을 1년 늘릴 때 소득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측정하는 민서 방정식은 교육ㆍ인적자원 축적에 따른 효과를 이해하는 기본적인 분석틀로 사용돼 왔다.

여기서 교육을 받은 당사자 소득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도 관심사지만 정책 차원에서는 그 당사자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도 중요한 관심사다. 즉 경제학에서 말하는 `외부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교육으로 긍정적인 외부효과가 생길 것이란 사실은 쉽게 납득이 간다. 개인이 교육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터득하게 되면 그를 고용한 기업과 그 거래 상대자들까지 그 혜택을 나눠 가질 것이다. 심지어 교육이 범죄를 줄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며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여러 나라에서 교육을 국가가 보조하는 관행도 이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선 주정부가 주립대 예산 중 80%를 보조한다.

그렇다면 개인에게 돌아가는 몫을 제외하고 교육이 실제 사회에 미치는 공헌도는 얼마나 될까. 예를 들어 학생 A가 500만원을 투자해서 명문대에 진학하고 그 때문에 1000만원에 상당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소득 700만원을 올린다고 하자. 언뜻 보기에 A가 500만원을 투자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해 보인다. 그러나 만약 학생 A가 투자하지 않을 때 학생 B가 대신 그 대학에 들어가고, 그로 인해 사회적 가치 800만원을 창출한다고 하자. 그러면 A가 500만원을 투자함으로써 사회가 얻는 순이익은 그 기회비용인 800만원을 뺀 200만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A의 투자는 사회적으로 이익보다 비용이 크다. 그러나 학생 A는 자신이 얻는 수익만을 생각하며 투자할 것이므로 이때는 투자를 강행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회가 원하는 이상으로 과잉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과열된 사교육 시장도 이런 종류의 시장 실패로 이해할 수 있다. 놀라운 점은 그 시장 실패의 정도다. 학원 수가 지난 40년간 50배로 증가했고 사교육 지출이 연간 21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액수는 지난해 정부 예산 대비 10%에 달하고, 국공립 대학 전체 지출보다 10배를 웃돈다.

사교육 문제는 오랜 기간 누적된 문제인 만큼 간단하게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학 서열화를 문제의 근원이라 해석할 수 있으나 대학을 강압적으로 평준화하면 득보다 실이 훨씬 더 클 수 있다. 대학들 간 건강한 경쟁이 어려운 재정상황 아래에서 현재 수준만큼이라도 대학 교육 수준을 발전시켜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중ㆍ고등학교 공교육이 부실한 원인을 오히려 경쟁 부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최근 금융위기를 통해 유인체계가 잘못된 때에는 케인스가 말했듯이 개개인에게 합리적인 행동이 시장 전체로는 비합리적이고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사교육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이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해결책으로는 공교육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외부효과에 대한 피구(Pigou)적 해결책, 즉 사교육에 대한 과세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사교육의 음성화를 대규모로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다. 사교육 과세는 단기적으로 사교육 가격을 올려서 가계 부담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공교육 투자 확대, 저소득층 교육 보조를 통해 가계 부담을 완화하고, 공교육으로 돌아오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교육 시장 실패를 다스리는 것은 시장원리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담배, 유류, 주류, 환경오염업체에 과세하는 것이 시장원리를 훼손하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최연구 美컬럼비아대 석좌교수(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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